[단독] 김순호 잠적 시기 '빈칸' 채워진 조직도...노동계 사퇴 요구 / YTN

2022-08-25 130

1989년 4월 1일 인노회원 치안본부 수사기록
김순호 지구위원장 맡은 부천지구 명단은 ’빈칸’
같은 달 28일 인노회원 수사기록에선 빈칸 채워져
경찰 명단 확보·김순호 잠적, ’1989년 4월’ 일치


김순호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이 지난 1989년 노동단체를 떠나 잠적한 시기와 치안본부가 해당 단체 명단을 확보한 시기가 일치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수사자료를 YTN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김 국장이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특채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인데 계속되는 논란에 노동계까지 김 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9년 4월 1일 연행된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원의 치안본부 수사기록입니다.

기록에 첨부된 조직도에는 앞서 연행된 회원들이 속한 일부 분회나 사무국 명단이 작성돼 있습니다.

반면,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책임자였던 부천지구는 '빈칸'입니다.

치안본부가 아직 명단을 확보하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같은 달 28일에 연행된 다른 인노회원 수사기록을 보면 빈칸이던 부천지구 조직도가 꼼꼼히 채워졌습니다.

이전에 부천지구 연행자가 없었는데도 모든 분회 명단이 실명이나 가명으로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1989년 4월 1일엔 없던 명단이 28일에는 채워진 건데, 김 국장이 과거 인노회를 이탈해 잠적했다고 밝힌 시기도 바로 1989년 4월입니다.

치안본부가 인노회 조직도를 확보한 시기와 김 국장이 잠적했다고 밝힌 시기가 겹치는 겁니다.

인노회원들은 부천지구 회원들의 실명과 가명 등을 모두 아는 사람은 위원장이던 김 국장밖에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 국장이 1989년 4월에 잠적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서도 수사기록에서 발견됐습니다.

1989년 3월 말 열린 인노회 비상 상임 집행위원회에는 김 국장의 가명 '김봉진'이 참석했지만, 4월 초부터는 출석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 국장이 경찰에 자백할 당시 인노회 수사에 영향을 주는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김 국장에게 직접 자백을 받고 대공특채를 제안한 홍승상 전 경감은 당시 치안본부가 인노회를 수사하는 과정에 김 국장이 참여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홍 씨 가족은 YTN 취재진과 만나 홍 씨가 김 국장을 만난 정확한 시점은 기억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

... (중략)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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